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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건강검진을 한 번도 빠짐없이 받았는데도 암이 3기에 발견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저도 23년, 25년 두 번의 검진에서 모두 정상 판정을 받았지만, 26년 1월에 유방에서 7cm짜리 종양이 발견되어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검진을 믿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건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어떤 검사를 챙겨야 하는지 저의 경험을 토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ct기계

 

돈 낸다고 다 좋은 검사는 아닙니다 — 비추천 검사 정리

 

건강검진 센터에서 추가 항목을 고를 때, 저도 처음엔 비싸면 좋은 거 아닐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알고 보면 검진 목적으로는 오히려 하지 않는 편이 나은 검사들이 꽤 있습니다. 어떤 검사가 왜 과잉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가장 먼저 짚을 것이 PET-CT입니다. PET-CT란 체내에 방사성 물질을 직접 주사한 뒤, 세포의 대사 활동을 영상으로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쉽게 말해 암처럼 활발하게 에너지를 소비하는 세포를 찾아내는 방식인데, 문제는 이때의 방사선 노출량이 일반 흉부 엑스레이 대비 약 200배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암을 찾으려다 되려 방사선 피폭 위험을 높이는 역설적인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PET-CT는 이미 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치료 방향을 결정하거나 전이 여부를 확인할 때 쓰는 검사이지, 일반인의 검진 목적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저는 유방암 3기 진단 후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PET-CT를 비롯해 CT, bone scan(뼈 전이를 확인하는 핵의학 검사), 심장초음파, 갑상선초음파, 복부초음파까지 온몸을 샅샅이 검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처음으로 이런 검사들이 얼마나 목적에 따라 달라지는 건지 몸으로 배웠습니다. 건강한 사람이 이 검사들을 무분별하게 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도요.

 

복부 CT 역시 방사선 노출 문제로 일반 검진에서는 권고되지 않습니다. 췌장암이나 신장암처럼 깊숙이 있는 장기의 암을 확인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해당 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주치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뇌 MRI도 마찬가지입니다. MRI란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으로, 자기장을 이용해 뇌의 구조를 촬영하는 검사입니다. 뇌경색, 뇌종양, 치매가 강하게 의심될 때 시행하는 검사이지 두통이 좀 있다는 이유만으로 받으면 대부분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비용만 나갑니다.

 

암 표지자 검사도 한 번쯤 의심해 보셔야 합니다. 암 표지자(Tumor Marker)란 특정 암과 관련이 있는 단백질 수치를 혈액에서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수치가 올랐다고 대학병원을 찾아가도 막상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이 검사는 이미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경과 추적에 적합하지, 일반인의 선별 검진에서는 신뢰도가 높지 않습니다(출처: 국가암정보센터).

 

PET-CT — 방사선 노출량 엑스레이 대비 약 200배. 암 환자의 치료 목적 검사이지 일반 검진용 아님
복부 CT — 방사선 노출 부담 크고, 가족력·주치의 판단 없이 반복 촬영 비권고
뇌 MRI — 증상 없는 검진 목적으로는 유의미한 결과 확인이 어려움
암 표지자 검사 — 일반인 조기 선별 목적으로는 위양성(false positive) 비율이 높아 불필요한 불안 유발 가능
심장초음파 — 심혈관 병력이나 증상 없는 일반인에게는 검진 목적으로 권고되지 않음


요약: 비싸고 이름이 거창한 검사라도 검진 목적에 맞지 않으면 방사선 피폭이나 위양성 불안만 키울 수 있으니, 목적과 적응증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사들이 실제로 본인 검진에서 챙기는 검사들

그렇다면 진짜 받아야 할 검사는 무엇일까요? 제가 직접 경험하고 나서 더욱 확신하게 된 건, 조기 발견이 얼마나 결정적인가 하는 점입니다. 저는 2023년 8월에 40세 이후 국가건강검진으로 처음 위내시경을 받으면서, 평소 음주량이 걱정되어 비용을 추가로 내고 대장내시경도 함께 받았습니다. 그 결과 위에서 8개, 대장에서 10개의 용종이 발견되었고, 대장에서는 선종(腺腫, adenoma)까지 확인되었습니다. 선종이란 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전단계 세포 조직을 뜻합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제거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이 경험이 저를 건강한 생활로 이끌었습니다. 술을 끊고,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체리듬을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런데도 26년 1월에 유방에서 멍울이 잡혀 조직검사를 받고,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되지 않는 40세 미만 여성의 유방 검사는 스스로 챙기지 않으면 아무도 챙겨주지 않습니다.

 

복부초음파는 방사선 노출이 전혀 없는 검사입니다. 복부초음파(Abdominal Ultrasound)란 초음파가 장기 표면에서 반사되는 정도를 영상화해 간, 담도, 췌장, 신장 등 깊숙한 장기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임산부에게도 쓸 수 있을 만큼 안전하고, 2년 간격으로 받는 것이 권고됩니다. 국가건강검진만으로는 췌장이나 신장 쪽 이상을 잡아내기 어렵기 때문에 이 검사는 꼭 챙기시길 권합니다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갑상선초음파는 젊은 나이에도 발생률이 높은 갑상선암을 조기에 찾는 데 효과적입니다.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이 거의 100%에 달하는 암이니, 4년에 한 번씩은 꼭 챙기시는 것이 좋습니다.

뇌혈관 건강이 걱정된다면 뇌 MRA를 고려하세요. 뇌 MRA(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란 MRI와 같은 장비를 사용하지만 뇌혈관 구조에 특화된 촬영 방식으로, 뇌동맥류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뇌동맥류란 뇌혈관 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터질 경우 사망률이 약 67%에 이를 만큼 위험합니다. 30대를 넘기셨다면 평생에 한 번은 받아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경동맥초음파는 목의 경동맥 벽 두께와 플라크(혈관 내 지방 침착물)를 확인해 심뇌혈관 위험도를 예측하는 검사입니다. 40대 이후 한 번쯤은 받아보시면 앞으로의 생활 관리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 골밀도 검사대장내시경을 추가하시기 바랍니다. 고령자의 경우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이 암만큼이나 치명적일 수 있고, 40대 이후 대장암 발병률은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에 3~5년 간격의 대장내시경이 필수입니다. 또한 시력 및 청력 저하가 외부 자극을 줄여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점에서 안과 검사와 청력 검사도 빠뜨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검진 센터를 고를 때 이것만은 확인하세요

 

검사 항목만큼이나 어디서 받느냐도 중요합니다. 제가 직접 여러 기관을 경험해 보니, 공장처럼 빠르게 돌아가는 곳일수록 초음파나 내시경처럼 시술자의 숙련도가 중요한 검사에서 놓치는 소견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의료진 프로필이 명확하게 공개된 곳인지, 내과 전문의와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는지를 먼저 확인하세요.

검진 성수기인 11~12월은 환자가 몰리는 만큼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같은 의료진에게 꾸준히 다니며 결과의 변화 추세를 함께 살피는 것이 단발성 검진보다 훨씬 의미 있습니다.

요약: 복부초음파·갑상선초음파·뇌 MRA·경동맥초음파·혈액 및 소변 검사를 나이에 맞게 챙기고,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에게 꾸준히 받는 것이 핵심입니다.

 

결론

2026년 기준 암의 평균 생존율은 73%입니다. 예전처럼 암이 곧 사망 선고가 아닌 시대가 됐습니다. 그러나 조기 발견이냐 아니냐에 따라 치료 방식과 예후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저는 지금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이 사실을 매일 실감하고 있습니다.

국가건강검진은 꼭 받으시되,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안심하지는 마세요. 복부초음파, 갑상선초음파, 뇌 MRA, 경동맥초음파를 나이에 맞게 추가하고, 혈액과 소변 검사는 6개월에 한 번씩 챙기시는 것을 권합니다. 40세 이상 여성이라면 유방 검사도 본인이 직접 챙기셔야 합니다. 암은 내 인생의 처벌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책하지 않고, 오늘도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해나가는 의지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Nsg8zlw9x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