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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열심히 하면 살 빠진다고 믿고 계셨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암 판정을 받고 나서 주기적으로 채혈을 하게 되면서 제 공복혈당이 110을 넘긴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12시간 금식을 하고 갔는데도 그 수치가 나온 겁니다. 그때부터 대사증후군이라는 말이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당뇨 전단계, 수치를 직접 보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
저는 예전에 2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받을 때만 채혈을 했습니다. 결과지를 받아도 수치들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고, ChatGPT가 생기고 나서야 "정상 범위인가 아닌가" 정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암 치료를 받으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피를 뽑다 보니 간수치, 호중구 수치 말고도 이것저것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공복혈당(Fasting Blood Glucose)이라는 수치를 처음으로 제대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여기서 공복혈당이란 최소 8시간 이상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하는 혈액 내 포도당 농도를 말합니다. 정상 범위는 99mg/dL 이하이고, 100~125mg/dL 구간이 당뇨 전단계(Pre-diabetes)에 해당합니다.
제 수치는 110을 넘었습니다. 12시간 물도 포함해서 금식하고 간 결과가 그겁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과일이나 디저트를 좋아하긴 했지만 제가 당뇨 전단계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흰쌀밥도 참 좋아하고, 술도 마시고, 거기다 20년 넘게 극단적인 다이어트와 폭식을 반복해 온 게 이제 와서 몸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걸 그때 깨달았습니다.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은 혈압, 허리둘레, 공복혈당, 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 이 다섯 가지 중 세 가지 이상이 기준치를 벗어난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대사증후군이란 단순히 살이 찐 상태가 아니라, 심혈관질환과 당뇨병으로 이어지는 복합적인 대사 이상 상태를 의미합니다. 출처: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당뇨 전단계 상태를 방치할 경우 수년 내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상당히 높아집니다.
제 경우를 되짚어보면, 원인이 딱 하나가 아니라는 게 문제였습니다. 몸이 기아 상태와 폭식 사이를 오가는 생활을 오래 반복하면, 몸 자체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는 방향으로 적응해 버립니다. 이게 이른바 느린 대사, 즉 기초대사율(Basal Metabolic Rate, BMR)이 낮아지는 현상과도 연결됩니다. 기초대사율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 우리 몸이 소비하는 최소한의 에너지량인데, 이게 떨어지면 같은 양을 먹어도 더 쉽게 체지방으로 쌓이게 됩니다.
- 공복혈당 99 이하: 정상
- 공복혈당 100~125: 당뇨 전단계(Pre-diabetes) — 생활 습관 교정이 필요한 구간
- 공복혈당 126 이상: 당뇨병 진단 기준
- 대사증후군 판정: 5가지 기준 중 3개 이상 해당 시
요약: 당뇨 전단계는 공복혈당 100~125mg/dL 구간으로, 오랜 불규칙한 식습관과 반복적인 다이어트가 대사 이상을 만들어낸 결과일 수 있습니다.
식습관 개선이 핵심, 운동만으론 절대 안 됩니다
저도 한때 운동으로 해결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운동은 먹는 양을 줄이지 않으면 거의 효과가 없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이 드는 비유가 인상적이었는데, "운동으로 대사증후군을 탈출하려면 손흥민이나 김연경 수준으로 뛰어야 한다"는 겁니다. 빵 하나와 우유 한 잔으로 섭취하는 약 375kcal를 소비하려면, 시속 5.5km 속도로 60분 넘게 걸어야 한다는 실험 결과도 있습니다. 이걸 보고 나면 먹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운동을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식사 조절이 약 70%, 운동이 약 30% 정도의 비중이라고 보면 됩니다. 특히 중강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하루 60분 이상, 주 5일 이상 꾸준히 하고, 여기에 주 2회 이상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내장지방(Visceral Fat) 감소에 효과적입니다. 내장지방이란 피부 아래에 붙는 피하지방과 달리 복강 안 장기 사이에 쌓이는 지방으로, 염증 유발 물질을 분비해 대사증후군과 심혈관 위험을 직접적으로 높이는 지방입니다.
식단 측면에서는 지중해식 식단이 대사증후군 관리에 근거가 쌓여 있는 방식입니다. 출처: 미국 국립심폐혈액연구소(NHLBI)도 대사증후군 치료의 첫 번째 단계로 생활습관 교정, 그중에서도 식이 조절을 권고합니다.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은 탄수화물을 현미, 통곡물로 대체하고, 단백질은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류를 중심으로 섭취하며, 지방은 올리브 오일 같은 불포화 지방산으로 구성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매끼 충분히 먹는 것이 기본입니다.
저는 키토제닉 식단도 시도해봤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키토제닉 식단은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해 몸이 포도당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인데, 기초대사율이 이미 낮아진 상태에서는 오히려 저혈당 증상이 와버려서 제대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의지 문제만이 아니라 몸의 반응 자체가 달랐습니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도 다르고, 저처럼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던 시절에는 건강을 챙길 심리적 여력 자체가 없기도 했습니다. 그게 핑계라는 걸 알면서도,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결국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데 못 본 척한 셈입니다.
대사증후군 관리를 위한 식습관 핵심 원칙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공통된 포인트는, 어쩌다 한 번 좋은 음식을 먹는 것으로는 몸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매끼 균형 잡힌 영양소 구성이 일상이 되어야 합니다. 40대 이후에는 기초대사량이 낮아지기 때문에, 같은 양을 먹어도 예전보다 체지방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이 시기부터는 전보다 약 300kcal 정도 덜 먹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복혈당이 110 나왔는데 당뇨인가요, 전단계인가요?
A. 공복혈당 110mg/dL은 당뇨 전단계 구간에 해당합니다. 당뇨 진단 기준은 126mg/dL 이상이고, 100~125 사이가 전단계입니다. 저도 이 구간에 있는데, 당장 약을 먹어야 하는 상태는 아니지만 그냥 두면 진짜 당뇨로 이어질 수 있어서 식습관 교정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대사증후군인데 운동만 열심히 하면 안 되나요?
A. 운동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운동으로 소비하는 에너지는 생각보다 훨씬 적어서, 식단 조절 없이 운동만으로 체중과 혈당을 잡기란 손흥민 수준으로 뛰지 않으면 어렵다는 말이 과장이 아닙니다. 식사 조절을 중심에 두고 운동을 병행하는 방식이 실제로 효과가 납니다.
Q. 지중해식 식단, 한국 사람이 실천하기 어렵지 않나요?
A. 완벽하게 따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핵심은 흰쌀밥을 현미나 잡곡으로 바꾸고, 생선류 단백질을 늘리고, 채소를 매끼 빠뜨리지 않는 것입니다. 올리브 오일도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조리에 조금씩 활용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매일의 습관이 되는 게 핵심입니다.
Q. 마른 비만도 대사증후군이 될 수 있나요?
A. 됩니다. 겉으로 보기에 날씬해도 내장지방이 많은 경우, 혈압과 중성지방이 높으면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체중보다 허리둘레와 혈액 검사 수치가 더 중요한 지표입니다. 그래서 건강검진 결과지를 그냥 넘기지 않고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