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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이유 없이 목이 말랐습니다. 잠에서 깨 화장실을 다녀오고, 아침이면 몸이 천근만근이었습니다. 공복혈당 수치가 126~136이 나왔고, 내분비 교수님께서는 당뇨라고 하셨습니다. 그제야 돌아보니 몸은 이미 오래전부터 신호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항암치료까지 겹치면서 간수치, 호르몬, 혈당 수치가 모두 흔들렸고, 저는 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세팅해야 한다는 걸 절감했습니다.

 

인슐린저항성, 당뇨는 어떻게 시작되는가

저는 탄수화물을 정말 사랑했습니다. 초코과자, 빵, 떡, 흰쌀밥 없이는 한 끼가 성립이 안 됐습니다. 저탄고지 식단을 시도해봤지만 사흘을 버티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의지 부족이 아니라, 몸이 이미 당에 중독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이 상태를 의학적으로는 인슐린저항성(Insulin Resistance)이라고 부릅니다. 인슐린저항성이란 인슐린이 분비되어도 세포가 그 신호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포도당이 에너지로 쓰이지 않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열쇠(인슐린)는 있는데 자물쇠(세포 수용체)가 잠겨버린 것입니다. 결국 혈중 포도당은 쌓이고, 인슐린은 이 남은 당을 지방으로 전환시킵니다. 그래서 2형 당뇨 환자에게 복부 비만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화혈색소(HbA1c)라는 수치가 있습니다. 당화혈색소란 최근 2~3개월간 평균 혈당 수준을 반영하는 지표로, 단순 공복혈당보다 훨씬 신뢰도가 높습니다. 출처: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화혈색소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하며, 5.7~6.4% 구간을 당뇨 전단계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전단계'라는 말에 안도감을 느끼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119와 120의 차이는 숫자 하나지만, 방치하면 결국 같은 길을 걷게 됩니다.

40대가 넘으면서 예전처럼 굶어서 살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손이 떨리고 두통이 생겼습니다. 몸이 에너지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였는데, 그때는 그냥 피로인 줄만 알았습니다.

  • 2형 당뇨는 인슐린 분비 자체의 문제가 아닌, 인슐린 저항성에서 시작되는 대사 질환입니다
  • 혈중 포도당이 세포로 전달되지 못하면 지방으로 전환되어 내장 비만을 유발합니다
  • 당화혈색소는 2~3개월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관리 방향 설정에 가장 중요합니다
  • 당뇨 전단계는 이미 혈당 이상 상태이며, '아직 당뇨가 아니다'로 안심할 수 없습니다

요약: 2형 당뇨는 인슐린저항성으로 시작되는 대사 질환이며, 당뇨 전단계부터 이미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식습관교정, 약보다 먼저 해야 할 것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저는 약의 무게를 체감했습니다. 간수치를 잡으려고 우루사와 고덱스를 먹고, 수면을 위해 안정제를 처방받았습니다. 약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몸이 나아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처리해야 할 것들이 쌓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약은 결국 간에서 분해됩니다. 당뇨약이 하나, 둘, 셋으로 늘어나면 간 기능이 저하되고, 그 간을 위해 또 다른 약이 추가됩니다. 이 악순환을 끊으려면 약 이전에 시스템을 바꿔야 합니다.

식습관교정에서 가장 핵심은 인슐린이 분비되는 횟수를 줄이는 것입니다. 뭔가를 입에 넣는 순간 인슐린은 나옵니다. 하루 세 끼보다 간식 4~5회가 오히려 더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고인슐린혈증(Hyperinsulinemia)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고인슐린혈증이란 혈중 인슐린 농도가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는 상태를 말하며, 이 상태가 반복되면 세포가 인슐린 신호에 둔감해져 인슐린저항성이 더욱 심화됩니다.

간헐적 공복 방법도 효과적입니다. 수면 6~7시간에 아침 공복 시간을 더하면 15~16시간의 공복 구간이 만들어집니다. 이 구간에서 몸은 간에 저장된 당(글리코겐)을 먼저 소모하고, 이후 지방을 분해하는 케톤 대사(Ketogenesis)로 전환됩니다. 케톤 대사란 포도당 대신 지방을 연료로 사용하는 에너지 대사 경로입니다. 처음 3일이 고비이고, 일주일이 지나면 허기감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허기는 위장의 신호가 아니라 뇌가 학습한 패턴이어서, 패턴을 바꾸면 실제로 몸이 따라옵니다.

출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 연구에서도 식습관과 운동을 통한 체중 5~7% 감량이 당뇨 전단계에서 실제 당뇨로의 진행을 58% 낮춘다는 결과가 확인되었습니다. 약이 아니라 생활 방식의 변화가 수치로 증명된 것입니다.

 

요약: 식습관교정의 핵심은 인슐린 분비 횟수를 줄이는 것이며, 간식 제한과 공복 시간 확보가 혈당 개선의 실질적 출발점입니다.

 

혈당관리, 운동과 근육이 답인 이유

당뇨 전문 클리닉에서는 허리 둘레와 함께 허벅지 둘레를 잰다고 합니다. 허벅지 근육은 운동의 흔적입니다. 근력 운동을 하면 근육세포의 포도당 흡수 능력이 높아지고, 이것이 곧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 직접적인 기전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혈당 관리에 '달리기보다 근력 운동이 먼저'라는 말이 처음엔 낯설었지만, 근거를 보니 납득이 됐습니다.

당뇨병의 합병증 중 하나로 당뇨병성 신경병증(Diabetic Neuropathy)이 있습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이란 지속적인 고혈당으로 인해 말초 신경이 손상되어 손끝, 발끝의 저림, 통증, 감각 저하가 나타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혈관이 막히면 신경뿐 아니라 청각, 시력, 신장 기능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혈당이 조절되기 시작하자 당뇨 합병증으로 보청기를 끼던 분이 "귀가 더 잘 들린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는, 2형 당뇨가 본질적으로 혈관 질환임을 보여줍니다.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면 성장호르몬을 포함한 다양한 호르몬 수치가 상승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하진 못했지만, 항암 이후 몸을 회복하면서 운동의 순서와 방식을 다시 설계하고 있습니다. 호르몬 수치가 젊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곧 실질적인 노화 억제라는 관점에서, 혈당 관리는 단순히 수치 조절이 아니라 전신 대사를 회복하는 과정입니다.

항암치료로 대사 전반이 파도를 쳤고, 간수치와 호중구 수치가 계속 흔들렸습니다. 그 상태에서 혈당까지 방치했다면 지금쯤 약의 개수는 훨씬 늘어났을 것입니다. 곧 항암이 끝납니다. 저는 지금 이 시점을 온몸을 초기화할 기회로 삼으려 합니다.

 

요약: 근력 운동은 인슐린저항성을 직접 낮추며, 혈당 관리는 수치 조절을 넘어 전신 혈관과 호르몬 시스템을 회복하는 과정입니다.

 

결론

당뇨는 의사가 대신 고쳐주는 병이 아닙니다. 제가 직접 몸으로 겪어보니, 약은 수치를 잠시 눌러줄 뿐이고 시스템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약의 개수만 늘어납니다. 인슐린저항성을 낮추는 것은 식습관교정과 근력 운동, 그리고 인슐린이 나오는 횟수를 줄이는 공복 시간 확보입니다. 이 세 가지가 기둥입니다.

항암이 끝나면 저는 이 기둥을 하나씩 세울 생각입니다. 혈당 수치를 두 자리로 되돌리는 것, 간수치와 대사 지표를 정상으로 초기화하는 것이 지금 제 가장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같은 상황에 있는 분이라면, 지금 먹고 있는 약 목록부터 한번 꺼내놓고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거기서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qgtbHRtvaRU